홍콩상하이은행(HSBC)이 최고경영자(CEO)의 홍콩 배치를 시작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 돌입한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HSBC의 성명을 인용, 마이클 게이건(사진) CEO가 사무실을 지금의 런던에서 내년 2월 홍콩으로 옮기면서 홍콩법인 은행그룹의 회장을 겸임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도이치방크,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 등 세계적인 은행들이 중국에 글로벌 사업부문 본부를 옮기고 있지만 CEO가 홍콩에 본거지를 구축한 것은 HSBC가 처음이다. 스티븐 그린 HSBC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의 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와 중국은 우리 사업의 중심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조치"라며 중국시장에서 가장 큰 외국은행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린 회장은 HSBC의 본부는 그대로 런던에 둔 채 영국 금융당국의 관할권 내에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올해 상반기 수익(세전)의 40%를 홍콩과 중국에서 올릴 정도로 이 지역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HSBC가 아시아 시장에 더욱 집중함에 따라 향후 10년내에 이 지역의 수익비율이 5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외국 금융회사로서 최초로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HSBC는 CEO의 홍콩 배치가 중국정부로부터 상장 승인을 얻는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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