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강남일 부장판사)는 유명 포털 사이트 주식카페에 모인 투자자들과 짜고 총 2,000회가 넘게 시세를 조종해 부당이득 1억8,000만원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카페 운영자 김모(31)씨를 구속 기소하고 주가조작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교사 최모(31)씨, 간호사 임모(33)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가담 정도가 낮은 회원 20명은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인 플라스틱 원료업체 S사 주식을 정치 테마주로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종잣돈 150억원으로 고가매수ㆍ통정매매 등 수법을 통해 총 2,046회에 걸쳐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S사가 밀양에 부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S사를 '밀양 신공항 건설 테마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들은 유통 주식수와 거래량이 적은 기업의 우선주를 주로 노렸다. 작전으로 S사의 우선주 주가는 6만5,400원에서 21만원까지 뛰었다.
주식 '고수'로 이름을 알린 김씨는 작전 참여 회원 수와 동원 계좌, 예상 동원 자금 등을 파악하고 치밀하게 작전 계획을 세웠다. 회원들을 'A팀' 'B팀'으로 나누고 김씨 본인은 "m*****님 40주 매도, 다**님 35주 매도(해주세요)"라고 매매수량과 가격을 지시하는 '리딩'을 했다. 회원들은 김씨의 지시를 일사불란하게 따랐다. 작전모의는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같은 모바일 메신저에서 이뤄졌다. 김씨는"금융감독원 조사한다고 해도 겁나는 게 없다" "워낙 계좌 분산이 잘돼 법조망 잘 피한다"며 내부를 단속하고 회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씨는 S사 주가가 최고가를 기록하기 하루 전 유명 증권 P사이트에 종목 광고를 해 매수세 유입을 유도한 뒤 다음날 최고점에서 팔아 수익을 챙겼다. 김씨는 범행 무렵 P사이트에 600개가 넘는 종목 추천 글을 올렸다.
김씨는 초보 회원의 경우 S사 주식을 최고가에 사도록 개별적으로 연락해 다른 회원의 보유 물량을 털어내기도 했다. 현재 이 피해자는 대출을 받고도 1억원이 넘는 손실을 봐 월급의 70%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업 투자자뿐 아니라 회사원ㆍ교사ㆍ주부ㆍ대학생 등 다양한 직업의 일반인이 포함돼 주가조작이 사회 전반에 만연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다른 인터넷 카페 등이 주가조작을 벌였는지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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