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2분께 서초구 방배동의 한 주택가에서 A(30·여)씨가 양손에 흉기를 들고 길거리를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남태령파출소에 접수됐다.
출동한 김모 경위 등 경찰관 2명은 34.2cm 길이의 흉기 2개를 들고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니는 A씨를 발견하고 붙잡으려고 했으나 A씨가 오히려 흉기를 휘두르며 달려오자 김 경위는 오전 7시8분께 A씨를 향해 실탄 2발을 연달아 발사했다.
이 사격으로 A씨는 오른쪽 쇄골과 양다리에 관통상을 입었고, 오전 7시17분께 경찰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를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경위는 사격 경위를 조사하는 감찰관에게 “당시 권총에는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이 장전돼 있었으며 첫 번째는 위협사격으로 공포탄을 쏘려고 했는데 실수로 실탄이 나갔다”고 진술했다.
한번 총을 쐈는데도 재차 사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A씨가 피를 별로 흘리지 않아 실탄을 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속 흉기를 휘두르며 다가와 방어 차원에서 다리를 조준 사격했다”고 주장했다.
김 경위는 경력 25년차의 베테랑이다.
방배경찰서 이광주 생활안전과장은 “방아쇠를 한 번에 당겨야 하는데 방아쇠를 절반쯤 눌렀다가 놓고 다시 당기는 바람에 실린더가 돌아가 공포탄이 안나가고 실탄이 나갔다”며 “총기 상의 문제로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는 경찰도 몰랐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구대에서 출동할 때는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가진 경찰과 테이저건 혹은 가스총을 가진 경찰 각 1명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에 출동한 경찰은 2명 모두 권총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과장은 “신고를 받았을 때가 아침식사 시간이었다”며 “지구대에 있던 경찰이 급하게 출동하는 바람에 테이저건을 소지한 경찰을 미처 데리고 나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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