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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풍요한 빈곤의 시대, 우리가 찾아야 할 가치는

■ 문화의 안과 밖 1~3

김우창 외 지음, 민음사 펴냄


과연 우리 사회는 살 만한가. 선진국 외형에 걸맞는 정신·문화적 가치를 갖고 있는가. 이러한 의문들이 낳은 '문화의 안과 밖' 강연 프로젝트가 올해 1월 김우창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지난 주 30회를 채웠다. 그리고 인터넷포털 네이버에서도 서비스됐던 그 결과물이 책으로 나왔다. 바로 '풍요한 빈곤의 시대' '인간적 사회의 기초' '예술과 삶에 대한 물음' 등 첫 세 권.

애초의 논의는 "산업화 과정에서 초래된 가치와 정신의 붕괴를 진단하고, 재건의 조건들을 검토하며, 높은 문화적인 성장의 지표를 탐구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자는 것. 엄정한 학술적 탐구가 소통으로 일반화되면서 건전한 사회의 기초가 만들어지는데, 외적 성장에도 여전한 사회 전반적인 위기의식은 바로 그 기초의 부실 때문이라는 문제인식이었다.

그렇게 김우창 고려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유종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오세정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장(서울대 교수), 이승환 고려대 교수, 김상환 서울대 교수, 문광훈 충북대 교수 등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작년 6월부터 7개월여 준비한 총 1년간 50회 목표의 강연 프로젝트다.

1권 '풍요한 빈곤의 시대'의 주제는 '공적영역의 위기'. (1권이면서 동시에 시리즈 전체의) 머릿말을 쓴 최장집 교수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의 문화적 위기는 단지 정치·경제·사회적 논의, 이를테면 저성장·양극화·재난사고 같은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세계화라는 파도 속에 근본적으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삶이 바뀌고, 그 속에 내면적으로는 문화적 외양과 환경에 소외되는 현상이 뚜렷해졌다. '문화의 외양은 풍요롭고, 내면적 정신세계는 빈곤하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총론격인 김우창 교수의 글 '객관성, 가치와 정신'은 공동체의 가치와 정신이 파괴된 현재, 이를 재건할 정신적 조건을 탐색하고, 유종호 회장은 세대 간 갈등문제를, 이정우 교수는 시장 만능주의에 빠진 한국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탐색한다.

2권 '인간적 사회의 기초'는 과학·교육·예술·정치·윤리·언론 등 분야에서 공적 공간이 어떤 조건으로 구성될 수 있는지, 3권 '예술과 삶에 대한 물음'은 인간적 사회의 형성에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각권 2만~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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