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해 이후 서로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 새 일어난 가전업계의 판도 변화가 지난 수십년간보다 훨씬 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월풀은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노리고 지난해 현지 가전업체인 허페이산요 지분 51%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글로벌 강자들의 행보는 삼성·LG전자에는 위협적인 상황전개라고 할 만하다. 국내 업계는 2015년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일부 프리미엄 가전제품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아직 월풀이나 일렉트로룩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매출을 보더라도 200억달러가 넘는 두 회사에 비해 삼성·LG 생활가전사업부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뒤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분야에 불어닥친 위기가 생활가전에까지 번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기술개발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M&A를 통한 대응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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