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다. 지난해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한 지 약 14개월 만이다.
26일 서울중앙지법 제3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쌍용건설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쌍용건설의 법정관리 졸업은 4월 초로 전망됐으나 인수합병(M&A) 이후 회사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으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회생절차를 마치게 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법원이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전8기 끝에 M&A에 성공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쌍용건설의 M&A와 회생절차는 많은 기록을 남겼다.
우선 쌍용건설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 중 가장 빠른 시일 내에 M&A에 성공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0월13일 매각 공고를 내고 11월7일 예비입찰, 12월17일 본입찰을 진행했으며 올해 1월29일 두바이투자청(ICD)과 본계약을 체결해 M&A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예비입찰 후 본계약 체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개월에 불과하다.
한 회계법인 재무자문대표는 "건설사들의 경우 우발채무가 있을 수 있고 현장도 많기 때문에 변수가 많은데 2달이라면 상당히 빠른 시일 내에 M&A가 완료된 것"이라며 "쌍용건설의 경우 그동안 몇 차례 M&A 시도와 법정관리 등을 거친 것이 이번 M&A가 빨리 마무리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쌍용건설을 인수한 ICD는 자산 규모가 약 1,600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자로 기록됐다. ICD는 자산 기준 아랍에미리트연합 1위 은행인 ENBD를 비롯해 에미리트항공, 에미리트석유공사, 개발회사인 에마르와 나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회생절차 기업으로서는 쉽지 않은 기록도 세 개나 남겼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세인트 레지스 랑카위 호텔 및 컨벤션 센터 본공사를 8,100만달러에 단독으로 수주했다. 회생절차 기업 중 최초의 해외 수주 성공이다. 통상적으로 회생절차 기업은 국내외 보증서 발급 불가로 공사계약을 포함한 수주가 불가능하다.
덧붙여 쌍용건설은 회생절차 건설사 중 유일하게 법원으로부터 신입사원 채용 승인을 받아 1월부터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은 이달 말께 약 80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