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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가는 '오일달러'…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

유가급락에 본국 환류 조짐

해외투자 줄이고 자산 처분

지난 20여년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윤활유 역할을 했던 중동 '오일달러'가 본격적으로 본국에 환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가급락으로 중동 산유국 대부분이 내년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해외투자를 급격히 줄이거나 나아가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자산처분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던 오일달러가 저유가로 고갈될 상황이라고 전했다. FT는 유가가 산유량 감산 없이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내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지난 3년간 평균 유가인 배럴당 105달러일 때보다 3,160억달러(약 352조원)나 감소할 것이라는 BNP파리바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수입감소분은 러시아·노르웨이·멕시코·카자흐스탄 등 OPEC 비회원국을 포함할 경우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BNP파리바의 설명이다. 데이비드 스페겔 BNP파리바 글로벌 신흥시장 채권 부문 책임자는 "OPEC 회원국이 투자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대신 이를 빨아들이는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FT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받치던 기둥 하나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중동 산유국들은 오일달러를 국부펀드를 통해 굴리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투자청(자산규모 7,730억달러)과 두바이투자공사(700억달러)를 비롯해 쿠웨이트(5,480억달러), 카타르(1,700억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국부펀드는 지난 10여년간의 막대한 자금을 미국 국채나 우량 회사채, 주식, 부동산 등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6월 이후 OPEC의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40%가량 떨어지는 등 유가가 급락하면서 오일달러 유입도 크게 줄고 있다. 조지 아베드 국제금융협회(IIF) 중동ㆍ아프리카 담당 책임자는 "OPEC 회원국들이 미국 국채나 우량 회사채, 주식 등에 투자하는 오일달러는 2012년만 해도 연간 5,000억달러에 달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78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1,000억달러 아래로 격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중동국가의 국내주식 투자액은 30조9,370억원, 채권 투자액은 2조4,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외국인 투자금액에서 중동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주식이 7%, 채권은 2%에 그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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