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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에서 추출한 식이섬유, 치매 예방·치료에 효과

이종원·장정희 교수팀 세계 최초로 밝혀내


밀(소맥)의 수용성 추출물이 치매 중 가장 흔한 병인 알츠하이머병의 예방ㆍ치료와 기억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흔히 먹는 밀가루와 통밀을 사용해 치매를 값싸고 효과적으로 예방ㆍ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체시험 결과가 주목된다. 이종원(53ㆍ왼쪽)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팀과 장정희(33) 대구한의대 한의과대 교수팀은 밀을 물로 추출한 물질이 신경세포와 기억력 손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식물요법 연구(Phytotherapy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축적되고 이에 따른 활성산소종의 독성이 신경세포를 파괴하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그동안 합성화합물인 아리셉트 등이 치료제로 사용돼왔으나 기억력 감퇴나 인지능력을 일시적으로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을 뿐 심각한 독성이 있는 경우가 있어 부작용이 적은 예방제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연구팀은 통밀을 빻은 뒤 가루와 껍질을 모두 물에 넣고 끓여 전분과 식이섬유ㆍ단백질 등을 추출해냈다. 베타아밀로이드를 주입해 기억력이 상실된 쥐에 이 밀 추출물을 2주간 매일 일정량 먹였을 때 정상 쥐와 거의 같은 기억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특히 추출물 가운데 식이섬유가 기억력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반면 생밀가루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아리셉트는 살아있는 신경세포에서 기억력을 유지ㆍ향상시키는 반면 밀 추출물은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어서 작용기전이 다르지만 기존 치료제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면 치매 예방과 치료에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이미 취득했고 미국과 일본에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또 기술을 이전 받은 벤처기업은 국내 대형 제빵회사와 함께 기능성 빵ㆍ과자를 개발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밀 추출물이 뇌졸중 예방ㆍ치료에도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면서 “추가 동물실험과 인체시험 등을 거친 2~3년 후쯤 밀 추출물을 이용해 만든 빵과 과자 등 기능성 식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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