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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험시장 흐리는 부실한 상품평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식이나 펀드ㆍ보험 등의 금융상품들은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금융상품을 선택하거나 가입할 때 개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른 선호도가 반영되기 마련이다. 수익률의 폭이 넓고 모험이 가능한 주식, 약간의 위험이 따르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은행금리 이상을 취할 수 있는 펀드, 리스크를 줄이면서 보다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 보험 등 투자기간, 투자자의 성향ㆍ보유자산과 같은 요소들을 통해 투자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보험상품 비교정보 정확성이 생명 더 나아가 같은 상품군 안에서의 선택은 투자자의 니즈(Needs)가 보다 세부적으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일부 생명보험사의 변액유니버설(VUL) 상품은 10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두고 장기 목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신 형태로 가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고정기간 혹은 단기납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가입기간을 7년ㆍ10년ㆍ20년 등으로 고객이 직접 설정할 수 있게 설계해 시중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수한 조건의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자 보험사는 계약비ㆍ수금비 등에 일반적인 종신보험료와는 또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보험상품의 유형이나 가입조건 등이 다양해지면서 보다 스마트하게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들과 그런 보험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서비스하고자 하는 보험사들의 노력이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검증하는 기관들의 천편일률적인 평가기준으로 말미암아 성숙한 보험문화 정착이 주춤거리고 있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은 전체 보험사의 변액유니버설 상품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상품에 대한 점수와 순위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상품의 수익률과 사업비에 대한 각각의 점수와 순위, 그리고 이를 합산한 점수의 총계와 순위였다. 필자는 금융소비자연맹의 발표 내용으로 인해 접수된 고객들의 수많은 문의를 전해 들으면서 요즘 고객들이 얼마나 스마트하고 객관적인 자세로 보험상품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투자하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변액유니버설 보험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기관에서는 보험사별ㆍ판매형태별ㆍ상품별 특징에 따라 각양각색인 보험상품들을 동일선상에 두고 하나의 잣대만으로 비교해 사업비와 합산 평가를 산출해냈다. 다시 말해 납부기한이 달라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비 절감이 가능한 보험상품에다 종신 형태로 가입하는 상품에 한해 적용하는 산출법을 적용해 사업비를 계산한 것이다. 이는 마치 100m 달리기 선수와 마라톤 선수의 운동능력을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 우열을 가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직접 설정한 가입기간에 따라 총 사업비와 사업비 차감 구조가 확연히 다른 상품을 종신토록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상품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오류를 낳게 됐다. 이러한 오류에 의해 왜곡된 결과는 불행히도 앞으로 이 상품을 필요로 하는 보험 가입자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입기간ㆍ사업비 차감구조 고려해야 더불어 상품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판단해야 할 위치에 있는 검증기관에서 발표한 자료의 수치 입력과 계산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들은 성숙해지고 있는 보험시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금융산업의 발전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관심과 투자 자세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투자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객관적인 비교ㆍ분석으로 금융상품에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각 회사 상품의 특징과 수요를 고려한 책임 있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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