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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15일] 중개업자 배만 불리는 분양시장

아파트 분양권을 거래하면 누가 가장 돈을 벌까. 분양권을 판 사람일까, 아니면 산 사람일까. 답은 둘 다 아니다. 거래시장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바로 '중개업자'라고 답한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떴다방' 등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은행 등 제1금융권에서 보험·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분양시장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물건을 중개하는 중개업자들이 시장을 왜곡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현장의 '떴다방'들은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들은 싼 값에 분양권을 매입한 뒤 자전거래로 분양권 프리미엄을 끌어올려 실수요자에게 되팔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을 챙긴 떴다방들이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실수요자인 매수자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단순히 폭리를 취할 뿐 아니라 분양권 거래 가격까지 왜곡하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는 "중개업자가 매수자에게 4,000만원을 받은 뒤 매도자에게 1,000만원만 주는 거래가 무슨 거래냐"며 "내가 당첨된 분양권을 담보로 중개업자 배만 불리는 것 같아 결국 분양권 전매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청라 등에서는 미분양 아파트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저층 물량은 예비당첨자들도 외면해 결국 미분양으로 남는 것이 관례인데 건설사들은 청라 분양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미분양 물건을 중개업소를 통해 은밀히 거래를 성사시킨다. 결국 팔리지 않은 미분양 아파트에 버젓이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고 이 프리미엄은 고스란히 분양대행사와 중개업자의 몫이다. 물론 이 같은 거래가 모든 중개업소들의 일은 아니다. 일부 인기 분양지역에 몰려든 뜨내기 무허가 업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성실한 다수의 중개업소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분양시장의 인기가 높지만 결국 실수요자들만 골탕 먹는 구조로 부동산시장이 전락하고 있는 듯하다. 신규분양 시장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이 같은 시장 왜곡현상도 더욱 커질 것이 뻔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 실수요자들만 골탕을 먹는 현재의 시장구조는 행정관청의 관리·감독만이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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