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 고품질로 선진국 진입하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2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국민적 정서는 이미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에 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력제품의 수출호조로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각종 물가상승과 원화 가치의 상승으로 경쟁력은 위협받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의 견제와 후발국의 추격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3만달러를 넘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많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격경쟁력으로 성장의 동력을 삼아왔던 과거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난 지 오래다. 현재와 같은 고물가 시대에 원가경쟁력은 크지 않다. 더구나 이제 중국ㆍ인도 등의 부상으로 가격으로는 도저히 버틸 자리가 없음은 자명하다. 일부 국내 우량기업은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전략으로 세계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가격과 품질 수준을 분석해보면 후진국은 저품질ㆍ저가격 전략, 중진국은 중품질ㆍ중가격 전략, 선진국은 고품질ㆍ고가격 전략으로 생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는 고품질 전략 말고는 갈 곳이 없다. 이제 어중간한 가격으로는 더 이상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수한 기술이 있으면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기초과학기술과 원천기술을 다수 보유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기초과학기술을 심화하기 위해서는 교육훈련 등 범정부 차원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할 것이며, 원천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연구개발의 지원 등을 통한 집중적 노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우수한 기술이 반드시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패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초음속 비행기술을 자랑하던 콩코드 여객기가 그랬고, 기술 우위를 자랑하던 소니의 베타맥스 비디오 테이프가 그랬다. 반면에 보통의 기술로 성공한 사례도 많다. 헹켈 부엌가구, 스위스 시계, 몽블랑 필기구 등 소위 명품이라고 하는 것들이다. 이런 명품이 반드시 최첨단의 우수한 기술력에만 바탕을 두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술과 품질의 관계를 고찰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우수한 기술 없이 고품질을 확보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품질이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는 시장에서 실패한 사례가 없다. 왜냐하면 기술은 수단적 성격이 강하지만 품질은 목표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우수한 기술이 고품질 달성에는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는 못하다. 품질은 고객과 직결돼 있어 고품질이 아니고는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줄 수는 없다. 어중간한 품질은 선진국을 향한 경쟁력 강화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고품질 제품 및 서비스의 창출을 어떻게 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제 품질의 문제를 공장에서나 신경쓰는 것쯤으로 알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고품질이란 모든 분야에서 초우량을 추구하는 것이다. 선진국을 향한 범국민적 고품질 의식ㆍ행동ㆍ질서ㆍ문화ㆍ행정ㆍ제도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즉 제대로 된 고품질 국가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좋은 품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문화로 자리잡고 국민의 습관과 의식 속에 깊이 스며들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고품질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처음에는 계획적이고 의식적으로 고품질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고품질을 통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의식이 변하고 문화가 정착해야 된다. 궁극적으로 고품질의 의식과 문화라는 바탕 위에 고품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품질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서는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발휘, 처음부터 올바로 제대로 하는 것, 대증요법이 아닌 대인요법, 즉 근본 원인을 구명하여 대응하는 것, 지극한 정성을 들이는 일, 사소한 것을 무시하지 않는 것 등 과거 선진국들이 심혈을 기울여 수행한 것을 우리도 실시하는 길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을 것이다. 고품질은 가장 높은 수준의 품질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 수요자가 요구하는 품질수준에 얼마나 적합하게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편 고품질이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우수한 것이기도 하다. 즉, 고품질이란 초우량의 추구이기도 하다. 제대로 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다. 기술도, 디자인도, 생산성도 고품질로서 구현돼야만 성과를 얻게 된다. 3만달러 시대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고품질 창출을 통한 길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된다. 고품질의 사람, 고품질의 시스템ㆍ제도, 고품질의 제품ㆍ서비스는 선진 한국을 보장할 것이다. 사회전반에 걸친 고품질 의식이 높아져야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