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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의 소망 불사로 엿본다

■ 국립중앙박물관 8월2일까지 특별전

불상 제작때 집어넣은 발원문 등 431점 선봬

황복사지 삼층석탑 사리구

국립중앙박물관이 옛사람들이 불교 사찰을 후원하며 소원했던 흔적을 엿보는 특별전 '발원, 간절한 바람을 담다'를 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불상 제작 당시 안에 집어넣은 발원문·기록·곡물 등 다양한 물품이 함께 전시되어 눈길을 끈다. 시대에 따라 어떤 계층이 어떤 분야를 후원했는지 살펴볼 기회다.

불사(佛事)란 절을 지어 법당 안에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고, 법회를 열어 부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이 일은 주로 왕실이나 권력 있는 신료 같은 당대의 권력자, 재산가의 도움 없이는 힘들었다. 이번에 전시된 '황복사지 삼층석탑 사리구'의 하나인 '금제 불입상'(국보 80호) 역시 신라시대 신목태후가 어린 왕에 대한 우려와 기원을 담아 시주했다. 발원(發願)은 이 같은 불사를 통해 공덕을 쌓으며 부처에게 소원을 비는 일을 말한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는 불교 신자의 이런 바람이 담긴 여러 불교미술 작품, 특히 불상·사리구·범종 등에 새겨지거나 내부에 담긴 기록 문구에 주목한다. 신소연 학예연구사는 "사찰을 세우고 법회를 여는 것은 신도의 후원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전시는 어떤 사람이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후원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영나 관장도 "전시품을 통해 당시 불사를 통해 이루려 했던 소망이 지금 우리 삶에서의 소망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려시대인 1333년 만들어진 '아미타삼존불상'은 불상을 지탱하는 바닥 고정물과 발원문, 불경(다라니경), 사리함을 쌌던 직물 등과 함께 전시됐다. 발원문에는 신분 높은 승려에서 평민까지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기록돼 당시 이런 불상 제작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갔음을 방증한다. 비슷한 시기 '목조관음보살좌상'과 함께 처음으로 복장물이 공개됐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431점(126건)으로, 이중 134점(34건)이 국보·보물이다. 또 시도유형문화제가 3점, 사찰에서 소장한 것이 77점(7건)으로 한 번에 보기 힘든 불교미술의 걸작이 총망라됐다. 화사한 색깔의 직물이 포함된 '흑석사 목조아미타불 복장물'(국보 282호), 인목대비의 '금광명최승왕경'은 파란만장한 삶 속 불심에 기댄 왕실여인의 삶을 보여준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문정왕후가 발원한 '약사삼존도', 순조의 공주들이 발원한 '아미타불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전시장 가장 안쪽에 전시된 울진 불영사의 '불연'(아기 부처를 모시는 가마)는 1670년에 제작됐지만 지금도 석가탄신일 의식에 쓰인다. 전시는 오는 8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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