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천안함 관련 의장성명 채택 이후 정부의 외교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정부의 천안함 외교는 사실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통해 채택된 안보리 의장성명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우방국과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반영된 정치적 타협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안보리 성명 채택 이후 북한과 중국은 약속이나 한 듯 북핵 6자회담을 들고 나왔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 일각에서는 일종의 천안함 출구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류는 냉정하고도 매우 객관적인 판단이 근거가 돼야 한다.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사회에서의 천안함 외교는 정부가 비교적 소극적 입장에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간접적 행동이 주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유엔이라는 국제사회의 틀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기는 싫지만 구조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정부가 이제부터 어떻게 '균형추'를 잡고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의 천안함 외교는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루고 미뤘던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 사실상 출구전략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외교와 경제 분야에 있어 두 가지 출구전략이 우리 앞에 놓여져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정부는 비교적 상관관계가 명확한 두 출구전략을 신중히 맞춰가는 '코리아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경제적 출구전략 모색 과정에서 안보적 위기 상황이 크게 불거지면 외생변수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중하고도 냉정한 천안함 출구전략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과 궤를 같이하며 서로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면 어설픈 외교가 그만 우리 경제의 출구를 완전히 막을 수도 있다는 점을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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