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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북한의 ‘11ㆍ23도발’ 이후 남북 대치를 중재하기 위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명을 받고 청와대를 찾은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북한이 추가로 도발을 해 온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중국이 남북관계에 있어 보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해달라”며 중국의 공정한 태도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후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일행을 면담하고 “최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고 지적하며 중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6ㆍ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20세기 냉전시대가 종식된 지금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서 중국이 새로운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지적은 ‘11ㆍ23 도발’ 이후 중국의 태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다소 무책임한 측면도 있었음을 면전에서 꼬집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 국무위원은 이날 면담에서도 도발 당사국을 질책하기 보다는 ‘상황 악화 방지’만을 되뇌었다. 그는 “연평도 사태에 대한 한국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의 다이 국무위원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 류우익 주중대사,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중국측에서는 장신썬 주한중국대사,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후정웨(胡正躍)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 등이 배석했다. 한중 양국은 이 자리에서 경제 분야 협력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북한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오는 30일부터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최 비서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공개 파문과 뒤이은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첫 북한 고위급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 비서의 방중은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내달 4일까지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 등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나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한 전반적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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