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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20일] 크누트 빅셀


[오늘의 경제소사/12월20일] 크누트 빅셀 권홍우 편집위원 교수는 늘 시장을 찾았다. 야채며 생선을 들고 강의한 적도 많다. 보통사람들의 실생활을 벗어난 경제학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교수의 이름은 크누트 빅셀(Knut Wicksell). 현대 화폐금융론의 시발점이자 거시경제학의 선구자다. 1851년 12월20일 스웨덴에서 태어난 빅셀은 웁살라대학 수학과를 스무살에 졸업했지만 박사학위를 따는 데는 14년이 더 걸렸다. 사회개혁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수학으로는 사회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는 학생 신분을 유지한 채 경제학을 공부하며 전문기고가로 나섰다. 빅셀의 기고는 ‘과격’했다. 왕정을 폐지하고 군대를 포기해 국방비를 복지로 돌리는 게 낫다는 그를 정부는 골칫거리로 여겼지만 대학생들은 ‘학생 영웅’으로 받들었다. 교수가 된 후 성모 마리아의 ‘처녀 수태’를 비꼬았다는 ‘신성모독죄’로 2개월간 감옥에 갇힌 적도 있다. 경제이론도 독특했다. 이자율을 거시적인 경기변동 요인으로 심각하게 고려한 학자는 그가 처음이다. 금리를 ‘자연이자율’과 ‘시장이자율’로 구분해 양자의 누적된 흐름이 경기흐름을 좌우한다고 간파한 대목은 그에게 ‘화폐금융론의 개척자’라는 평가를 안겼다. 빅셀이 룬드대학 경제학 교수 자리를 얻어 ‘제도권’에 진입한 것은 1899년. 경제학이 법학의 일부였던 학제 탓에 48세에 법학박사 학위를 딴 직후다. 1916년 은퇴해 1926년 사망할 때까지 그가 키운 제자들은 스톡홀롬학파라는 이름으로 경제사에 남아 있다. 스톡홀롬학파의 특징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시장만능사상에서 벗어나 국가 개입에 의한 시장 효율화를 강조했다는 점. 케인스이론과 비슷하다. 빅셀을 ‘케인스 이전의 케인스’, ‘현대 거시경제학의 숨은 창시자’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력시간 : 2006/12/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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