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불편 없앤 '화장실' 디자인 "제품화 계기 됐으면…"
| 김창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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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영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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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상으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아이디어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꼭 제품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세계 3대 산업디자인 시상식인 레드닷ㆍiFㆍIDEA 등을 휩쓴 김창덕(28)씨와 홍영기(28)씨는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자신들이 디자인한 ‘모두를 위한 화장실(Universal Toilet)’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둘은 프로 디자이너와 학생이 모두 겨루는 레드닷 콘셉트 제품 부문에서 대상인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수상했으며 iF 유니버설 디자인 부문에서 1등상, IDEA에서 학생 부문 금상을 수상해 3대 디자인 대회에서 모두 대상을 차지했다.
대진대학교 제품환경디자인학과 동기인 김씨와 홍씨가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구상한 것은 두 사람이 제대한 이후인 지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이면 장애인의 불편함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지만 정작 그 해결책이 나온 적은 없었다”면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구상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각종 장애인단체들을 돌아다니며 화장실 사용에서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직접 들었다. 게다가 독일에서 열린 실버박람회에도 직접 참관해 현지에서 노인들을 위한 제품들이 어떠한 점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일일이 조사했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의 가장 큰 특징은 등받이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에서 변기로 옮겨가기 위해서 휠체어를 변기 옆에 세운 후 손잡이를 잡고 힘겹게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근력이 약한 장애인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반면 김씨와 홍씨가 디자인한 화장실은 벽쪽을 바라보고 앉을 수 있도록 설계돼 휠체어에서 변기로 이동할 때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앉아 있는 정면에는 세면대를 설치해 화장실 안에서의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6월 졸업한 김씨는 현재 취업도 미룬 채 장애인 단체와 정부기관ㆍ요양기관 등을 찾아다니며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김씨는 “실제 제품으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를 생산해줄 업체는 물론 구매해줄 요양원이나 병원들도 필요하다”면서 “시험적으로 적용하면서 필요성과 개선점을 검증해줄 곳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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