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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건교부는 없다

부동산부 이종배기자 ljb@sed.co.kr

건설교통부는 부동산정책의 주무부처다. 정부 조직 체계상 교통은 물론 건설 및 부동산시장을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주무부처의 역할은 ‘실종’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정책의 주무부서가 청와대인지, 재정경제부인지, 아니면 열린우리당인지 헷갈린다는 시장의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의 부동산정책 흐름을 보면 시장에서의 이 같은 반응이 절대 과장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은 공식, 비공식 자리를 불문하고 ‘집값’에 대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정책의 최고 전문가인 것처럼 정부정책에 대해 연일 토를 달고 나온다.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청와대와 재경부의 마찰은 주무부처의 입지를 더욱 좁혀놓고 있다. 1가구 3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연기를 놓고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이정우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장간의 찬반논쟁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 조직 체계상 상위에 있는 청와대와 재경부가 부동산정책을 놓고 마찰을 보임에 따라 건교부는 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상태다. 물론 부동산 세제를 다루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재경부의 핵심적 역할과 이에 대한 청와대의 정책조율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주무부처인 건교부의 ‘목소리’는 끼어 들 틈이 없다. 건교부는 정부 조직 체계상 건설 및 부동산정책의 컨트롤 타워며 누가 뭐래도 이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집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주무부처가 눈치밥을 먹는 며느리 꼴이 되고 있다. 화제를 가정으로 돌려보자. 남편은 박사, 아내는 전업주부다. 박사라도 가정에서는 아내의 지혜를 따라오지 못한다. 찌든 때를 제거할 때 박사의 지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내의 지식과 지혜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 건교부는 부동산정책의 주무부처다. ‘객(客)’들이 부동산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시장에서는 정책 왜곡에 따른 부작용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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