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부터 베이징에서 14차 협상을 진행했던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10일 협상을 타결 지은 뒤 급거 귀국했다. 협상을 이끌어왔던 만큼 타결 내용과 그간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우 실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부터 우리 정부의 협상 대표단을 이끌었다. 4차 협상까지는 양국 모두 정권교체를 앞둔 시점이라 협상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우 실장은 5차부터 개방상품 품목군을 정하고 서비스 협상지침(모델리티)을 만들어 7차 협상에서 전체 1단계 협상을 마무리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탄력을 붙였고 결국 성사시켰다.
그는 뉴욕총영사관 상무관, 주미국 공사참사관 등을 지내며 국제감각을 갖췄고 통상협력정책관 등을 역임해 통상실무에도 밝았다. 우 실장은 지난해 7차례의 공식협상 끝에 마무리된 1단계 협상과 이날까지 7차례에 걸친 2단계 협상까지 빠짐없이 우리 협상단의 수석대표로 참여했다. 중국 측이 제조업 부문을 대거 '양허제외' 대상으로 분류하자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동시에 국제적 관례를 들어 농산물의 민감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의 시장개방 시도를 저지하는 등 양국 간 치열한 줄다리기 과정에서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무 산업부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장과 김재준 동아시아FTA협상담당관도 숨은 공이 크다는 게 산업부 내부의 평가다. 양국은 공식협상 외에도 숱한 비공식 접촉을 통해 협상 의제를 조정하고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런 물밑 전선에서 김 단장과 김 담당관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FTA 협상 타결의 주인공 가운데 윤상직 장관을 꼽는 이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중 FTA와 관련해 윤 장관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과 실무진이 알고 있는 내용에 차이가 없을 정도로 윤 장관은 협상 실무를 직접 챙겼다"고 말했다. 윤 장관이 특히 처음이자 마지막인 장관급 협상이었던 이번 14차 공식협상에서 교착 국면에 빠져 있던 상황을 정무적 결단력으로 돌파했다는 이유에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