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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에 10억달러 돈 푼 러 재벌, 또 푸틴 눈치보기?

알루미늄회사 회장 데리파스카 유기견 보호소 설립 투자 나서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장 및 각종 시설 공사에 거액을 투자했던 러시아의 한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이번에는 시내 유기견 보호소에 투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에 기여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눈에 들기 위한 행동으로 평가된다.

11일(한국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인 루살의 올레크 데리파스카 회장은 최근 소치 시내의 유기견 보호소 설립을 위한 투자에 참여했다. 보호소가 만들어지면서 유기견 150여 마리가 도살 위기에서 구제되고 일부는 새 주인을 찾기도 했다.

그가 나선 것은 소치시 당국의 유기견 도살 계획이 알려진 후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반대운동을 펴는 등 유기견을 둘러싼 논란이 올림픽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됐기 때문이다. 데리파스카 회장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고향에서 5년 동안 강아지를 키웠다"며 개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지만 세간에서는 이번 투자가 푸틴 대통령의 마음에 들기 위한 눈치 보기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데리파스카를 비롯한 러시아의 올리가르히들은 푸틴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지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데리파스카 회장은 이미 소치의 공항·경기장·선수촌 등 각종 인프라 공사에 총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소치 지역의 이미지 개선을 통해 이 지역을 휴양지로 개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3년 당시 러시아 최대 재벌이던 미하일 호도르콥스키가 야당에 자금을 지원하고 정부를 비판하자 사기 및 탈세·횡령죄로 체포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야 사면됐으며 그가 경영하던 석유회사 유코스는 2004년 가즈프롬·로스네프티 등 국영 석유회사에 분할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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