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아무르(사랑)'로 제6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지난 2009년 '하얀 리본'에 두번째다.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칸영화제에 8차례 초청 받은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는 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삶과 죽음 등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유럽식 예술영화가 현지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반면 임ㆍ홍 감독은 세계 각국의 영화평론가 및 전문기자들로부터 각각 평점 1.4점, 2.0점(4점 만점)을 받는 데 그쳤다. '돈의 맛' 평점은 경쟁 부문 22편 중 꼴찌였다. 임 감독은 "한국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로컬(local)한 작품이어서 영화 속 뉘앙스와 메시지를 외국 관객들이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대신 칸 경쟁 부문과 별도로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최한 '비평가주간' 중ㆍ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신수원 감독의 신작 '써클라인'이 카날플뤼스(Canal+)상을 수상해 체면을 살렸다. 이 작품은 중년의 가장이 실직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매일 지하철 순환선을 타고 하루를 소비하며 벌어지는 일상을 담았다. 신 감독은 유럽 케이블방송사인 카날플뤼로부터 6,000유로(약 900만원)의 제작지원금을 받게 됐다.
칸 영화제는 27일 오후(현지시간) 폐막식에서 장루이 트레티냥(82)과 에마뉘엘 리바(85)가 주연한 '아무르'를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황금종려상을 탄 '아무르'는 중풍에 걸린 아내과 간병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 노년 부부의 애절한 사랑과 안락사 문제를 다룬 작품. 세계 각국의 영화평론가 및 전문기자들로부터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비욘드 더 힐스'와 함께 경쟁 부문 출품작 중 최고점수인 3.3점을 받아 일찌감치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하네케 감독은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철학ㆍ심리학을 전공했으며 '일곱번째 대륙(1989)'으로 데뷔했다. 인간의 내재적 폭력성과 도덕적 위기 문제를 짚어낸 '베니의 비디오(1992)'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피아니스트(2001)'로 거장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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