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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쌍용건설이 완공한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고 있는 '入' 모양의 구조로 설계된 이 호텔은, 최고 52℃로 기울어진 구조 때문에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건물이다. 지상 57층 3개 동에 객실이 2,511개나 들어서 있는 이 호텔은 공사비만 1조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건물 3개 동의 위에 얹어져 있는 배모양의 스카이파크는 동남아시아의 보석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도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쌍용건설은 1977년 창립 이후 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ㆍ베트남ㆍ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중동, 미국, 일본, 적도기니 등 20개국에서 132건, 약 90억 달러를 수주한 전통적인 해외건설 명가(名家)다.
특히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이외에도 두바이 에미레이트 타워호텔, 자카르타 그랜드 하얏트 호텔, 괌 하얏트 리젠시호텔, 발리 인터콘티넨달 호텔 등 세계 곳곳에서 약 1만3,000여 개의 객실을 시공했을 만큼 쌍용건설은 고급 건축물 분야에서는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선 업체다.
쌍용건설이 해외 고급건축물 부문에서 30년간 명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뛰어난 건축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
1980년 싱가포르에 첫 진출해 따낸 프로젝트 '래플즈 시티'가 대표적 사례다. 세계 최고 높이의 호텔로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린 스위스호텔 더스탬포드(73)가 입주해 있는 래플즈 시티 완공을 위해 쌍용건설이 개발한 고강도 콘크리트와 유압식 펌핑 기술은 현재까지도 초고층 건축물 시공의 핵심기술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은 비단 호텔과 같은 고급 건축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복잡한 도심지에 들어서는 초대형 지하고속도로와 지하철 등 고난이도 토목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1m당 공사비가 8억원에 달하는 지하고속도로와 지하철 등 1조5,00억원 규모의 토목 공사를 수행중이다. 특히나 두 현장은 1,000만 인시 무재해를 동시 달성을 앞두고 있는 등 안전관리에도 철저한 현장으로 유명하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완공한 싱가포르의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은 친환경 설계만으로 건물 온도를 바깥기온보다 3~4℃ 낮춰 냉방설비 없이도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7년 싱가포르 건설청이 수여하는 'BCA 그린마크'에서 최상위 등급이 플래티넘 마크를 수상하기도 했다. BCA 그린마크는 미국의 리드(LEED), 영국의 브리암(BREEAM)과 함께 세계 3대 친환경 인증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또 쌍용건설은 최첨단 3차원 설계 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적용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BIM이란 건설 전 과정의 정보를 입체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선진 설계 기법으로 최적화된 설계를 통해 공기단축, 공사비 절감 등이 가능하다.
이밖에 프로젝트 기획 단계부터 설계 검토 및 공법 제안을 통해 공사비용을 절감하고 공기 단축 방안을 제시하는 프리 컨스트럭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발주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쌍용건설은 2011년ㆍ2012년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수주한 1,500억원의 고급건축 프로젝트, 2,6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쿠르드 지역 정수장 및 상수도 신설공사, 인도네시아 6성급 세인트 레지스 호텔 등 현재 8개국에서 3조원 규모의 16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전입찰심사제도(PQ)를 통과하고 입찰 중인 공사만 19조원에 달한다.
쌍용건설은 향후 인프라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부국과 개발도상국 등 신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분석 전문기관인 영국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2010년 약 7조 달러 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15조 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해외 건설시장의 3분의 2는 여전히 건축과 토목이 차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풍부한 수주실적과 탁월한 기술 경쟁력을 인정 받은 고급건축ㆍ고난이도 토목분야 정상의 건설사로 성장해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 이를 위해 자원과 연계된 인프라 구축과 같은 제안형 사업 등 기획 수주 능력을 제고하고, 이를 위해 국내외의 금융기법을 활용한 자금 조달 능력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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