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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거래 실종…이유는

"지금 집사면 손해" 매수세 뚝<br>'버블 붕괴'경고 등에 주택구입 심리 급랭<br>여름철 비수기·금리인상 추세 등도 한몫<br>당분간 거래 위축속 집값 약세 이어질듯


전국에서 아파트 거래가 자취를 감췄다. 뜨거운 월드컵 열기 탓이라고는 해도 거래 빈도의 곡선이 4개월째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는 현상은 쉽게 설명하기가 힘들다. 아파트 매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국적으로 매물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수요가 줄어드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한 마디로 집 사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매물 늘어도 파리만 날린다= 국민은행이 지난 16일 내놓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12일 현재 전국의 ‘매수세 우위 동향’은 3.2%로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중개업소 중 ‘매수세가 활발하다’고 답한 비율이 3.2%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 3월 한때 25%까지 올라갔던 매수세 우위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린 끝에 2.9%까지 떨어졌다. ‘8ㆍ31 대책’으로 수요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10월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면 ‘매도세 우위 동향’은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올해 최저치였던 3월의 35%에 비해 10~15%포인트 늘어난 45~50%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이처럼 매물이 조금씩 늘고 수요는 급감하는 상황에서 매매거래가 얼마나 저조한 지를 나타내는 ‘매매거래 한산 정도’ 역시 전국 91%, 서울 91.7%로 연중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실종 이유는= 전국적으로 주택구입 수요와 거래가 자취를 감춘 이유로는 우선 계절적 비수기와 월드컵 등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버블붕괴’ 문제제기와 이어진 부녀회 집값 담합 논란까지 겹쳐 주택구입 심리를 잔뜩 위축시켰다. ‘지금 집을 사면 손해볼 수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8ㆍ31 대책 이후 집값 안정 시기로 누차 강조했던 ‘2006년 하반기’가 코앞에 다가온 데다 금리마저 인상 추세에 있다는 점도 중요한 관건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2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급격히 늘어나는 보유세,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질수록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늘어나 집값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당분간 거래위축, 집값 약세 이어질 듯= 그러나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집값이 본격적인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과 달리,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매물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는 해도 눈에 띄는 증가량은 아니고, 오는 8월 판교분양과 가을 성수기가 맞물리면 거래가 살아나 집값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은진 스피드뱅크 시황분석팀장은 “적어도 3ㆍ4분기까지는 약보합세가 지속되겠지만 매물 급증에 따른 급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도 “하반기의 주요한 집값 불안요인은 판교분양, 안정요인은 세금 회피성 매물 정도”라며 “양도세 부담을 느끼는 2주택자는 이미 처분을 했거나 아예 팔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아 매물이 많이 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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