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초산업 기술 기반이 미국 다음으로 넓고 깊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국가의 산업경쟁력이 결국 기초과학 및 기반기술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사실상 미국 다음의 산업적 저력을 구축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정보서비스 회사인 톰슨로이터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학자의 연간 논문 개수가 지난 1998년 2만개에 머물렀으나 2008년에는 11만2,000개로 10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논문은 재료공학ㆍ화학ㆍ물리학 등 과학논문에 집중돼 있어 향후 관련 기초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연간 논문 개수는 7만5,000개로 30%가량 늘어나는 데 그쳐 향후 10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논문 배출국이 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총 1만500개 과학잡지에 게재된 논문을 대상으로 조사된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 논문이 원자력ㆍ우주과학ㆍ생물학ㆍ컴퓨터공학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세계 수위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이미 연간 논문 개수가 7만8,200개(2007년 기준)에 달해 미국을 제치고 이 분야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는 것. 중국 논문은 또 혁신소재 분야에서 두드러진 약진을 보여 관련 첨단재료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서는 중국 기초과학 논문들이 당장 실물산업에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향후 관련산업 발전에 잠재적이고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 작성시 공동 협력학자는 미국인이 가장 많았다. 중국 논문의 8.9%인 3만9,000개가 미국 학자와 공동으로 작성됐으며 일본 학자와의 공동 논문이 3%로 뒤를 이었다. 톰슨로이터스의 조너선 애덤스 연구평가국장은 "중국의 논문분량 증가속도가 엄청나다"며 "중국은 이제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논문을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며 주요국과 대등한 위치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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