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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혁신하겠다더니 집안싸움만 벌인 새정연 중앙위

정당과 공천제도를 개혁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이 16일 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다. 우선 당의 공식 의결기구를 통과해 그동안 혁신위원회와 혁신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친노(친노무현) 주류와 비노 비주류 간 갈등과 내홍이 일단락됐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날 회의 직전까지도 비노 측은 중앙위 연기를 거듭 주장한데다 결국 투표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하루 전 문재인 대표와 회동해 의견을 조율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조차 "대표의 진퇴를 결정하는 자리로 변질됐다"며 중앙위에 불참해 만만찮은 후폭풍을 예고했다.

새정연의 이날 중앙위는 결국 혁신안 자체보다 당내 계파와 분열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또 이 같은 양상은 앞으로도 쉽게 봉합되거나 진정될 것 같지 않다. 당장 이날 비공개투표를 끝까지 요구한 비주류 측은 중앙위 의결자체를 비민주적 표결이라고 부정하고 나선 데다 앞으로 있을 혁신안과 자신의 거취를 연계한 문 대표 재신임 투표도 뇌관이나 다름없다. 문 대표와 당내 주류 측이 중앙위 의결에 이어 재신임 투표까지 강행할 경우 가뜩이나 위태로웠던 당내 세력 균형이 비주류 측의 탈당과 분당 등으로 급속히 무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새정연의 내부 갈등에 주목하는 것은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며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정연은 5월 혁신위가 출범 당시 외쳤던 "계파와 패권은 없다"는 일성과 달리 이날 중앙위 의결 과정에서조차 전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래서야 아무리 참신한 혁신안을 내놓는다 해도 그저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의 자민당 장기집권 양상이 한국에서도 재연되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판이다. 야당은 이런 일각의 예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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