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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주인공은 파리에서 유명한 미술상이었던 레오폴드 즈보로프스키의 아내, 한카 즈보로프스카. 레오폴드는 모이즈 키슬링의 소개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대신 팔아주고 나아가 친구이자 후견인 역할까지 도맡았다. 그림 재료와 모델료는 물론 500프랑씩 월급까지 주며 그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같은 건물에 살았던 부부는 여자와 술을 좋아했던 이 두 화가의 사생활까지 감독하기도 했다. 그림을 보면 냉철한 성격의 한카가 모딜리아니에게 어떻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다. 1917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모딜리아니의 생애 마지막 시기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살짝 왼쪽으로 기울인 얼굴의 두껍고 부드러운 질감과 입체감을 주는 가는 선이 바로 그것이다. 그림 크기는 다르지만 같은 해 그린 '한카 즈보로프스카의 초상(뉴욕 현대미술관 소장)'과도 거의 흡사한 구도와 색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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