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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타결] 중국 소장파 금융학자 청 롄 사회과학원 주임, "향후 양자 FTA 준거 중국 통상전략 큰 변수될 것"

中, 정치·외교 이익 더 중시… 경제 분야 양보 했을수도

한국에 금융시장 빗장 열면 금융산업 개방 촉매제 될것


"중국과 한국이 아시아 역내 경제통합에 손을 잡았다."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실질적 타결 소식에 대해 청롄(38·사진)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금융연구실 주임은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한중 FTA가 한국과 중국 양자 간의 정치ㆍ경제적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경제통합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청 주임은 중국 내에서 주목 받고 있는 소장파 금융학자로 중국 금융개혁 정책에 밑그림을 그리는 학자 중 한 명이다. 2008년 국제금융 불균형론에 이어 아시아 경제 일체론에 대한 그의 논문은 국제금융논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청 주임은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이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의 절묘한 타협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한 FTA는 중국에 경제보다는 정치ㆍ외교적 이익이 강했다"며 "한국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중국을 에워싼 미국과 일본의 경제 블록에 균열을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 주임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누가 어느 정도 양보했는지 어떤 협상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지만 중한 FTA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중국의 양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도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고민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 주임은 한중 FTA가 앞으로 중국의 통상전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유럽연합(EU) 등과 이미 FTA를 체결한 한국과의 FTA는 중국의 양자 FTA에 준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산품 수출 국가인 한국과 농업 수출 국가인 호주와 거의 동시에 FTA를 체결함으로써 중국이 더 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고 또 다양한 통상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했다"고 말했다.



한중 FTA 체결 이후 청 주임은 금융서비스 산업 분야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한중 FTA에 처음으로 금융ㆍ통신ㆍ전자상거래를 포함시켰다. 청 주임은 "중한 FTA 체결로 한국에 금융산업의 빗장을 연다면 이는 전체 중국 금융산업의 개방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금융산업 자체가 이익구조가 첨예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한 국가에 대한 개방은 전체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청 주임은 FTA 체결 국가에 대한 특혜를 통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은 조성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중국이 주창했던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이 격이 낮아졌다는 지적에 대해 청 주임은 "로드맵 구성과 시한을 못 박았다는 점도 대단한 성과"라며 "미국과 일본이 주도해온 APEC에서 중국이 제 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앞으로 다자간 협상의 틀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나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모두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경제의 통합"이라며 "미국이 열린 통합의 자세를 취한다면 중국은 언제든 협력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결보다는 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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