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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20일] '아이폰 음모론'이 떠도는 이유는
입력2010-07-19 19:20:46
수정
2010.07.19 19:20:46
지난 16일 애플의 기자회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의 아이폰4 출시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들리자 인터넷에는 다양한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다. 'KT가 삼성전자의 압박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아이폰4 출시를 미루고 있다' '정부가 정보기술(IT)에 무지해 인증 허가를 안 내줬다' 등의 소문이 대표적이다. KT가 18일 "망 연동 테스트가 지연돼 아이폰4 출시도 미뤄지게 됐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 같은 음모론이 퍼진 데는 KT의 책임이 크다. 그동안 일부 IT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이폰4의 수신불량 문제, 아니면 물량부족 때문에라도 아이폰4의 출시가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KT는 애플의 기자회견 때까지 '7월 중 출시'라는 입장을 고수했고 국내 소비자들은 결과적으로 애플의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나라가 이달 내 아이폰4 출시국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외국 기업인 애플이 우리나라 기업인 KT보다 먼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준 셈이다.
물론 외국산 기기를 들여오는 일인 만큼 KT가 애플보다 앞서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닌 것은 맞다. 비밀주의로 유명한 애플이 KT와의 협상 과정에서 아주 친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짐작은 간다. 하지만 KT가 조금이라도 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알렸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아이폰4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궁금증이나 각종 '설'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소리'로만 치부하지 말고 정확히 해명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애플의 이번 기자회견이 논란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KT가 배울 점도 많다.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사과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전세계의 모바일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아이폰4를 국내에 들여오는 기업이라면 제조사만 탓할 게 아니다. 소비자들이 KT라는 대기업을 믿고 KT에 문제제기를 한다는 점을 오히려 고맙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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