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개막(4월7일)을 앞두고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하는 프로야구 각 구단 선수단이 속속 바다를 건너고 있다. 날씨가 따뜻한 해외에서 전지훈련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올해 스프링캠프의 키워드는 단연 미국. 최근 수년간 굳어졌던 '전지훈련=일본' 공식은 올 들어 약속이나 한 듯 깨졌다.
지난 15~16일 7개 팀이 차례로 출국했는데 이 중 4개 팀이 미국 본토로 날아갔다. 다른 3개 팀의 행선지도 미국령인 괌과 사이판이다. 남은 NC 다이노스와 두산은 각각 18~19일 비행기에 오른다. 총 9팀 가운데 애리조나에 KIAㆍ두산ㆍ한화ㆍ넥센ㆍNC가 몰리고 SK는 플로리다, 삼성은 괌, 롯데와 LG(투수조)는 사이판을 택했다. 미국 본토에 6개 팀이 모이고 범위를 미국령으로 넓히면 9개 팀 모두가 미국에서 훈련하는 셈이다. 넥센 한 팀만이 미국 본토에 캠프를 차렸던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감독이 그대로인 구단은 단 4개 팀. 감독들의 대거 이동 속에 '캠프부터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았고 프런트는 그런 신임 감독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일본통'인 김성근 감독이 떠나고 메이저리그 코치 경험이 있는 이만수 감독이 부임한 SK가 대표적인 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미국 전훈에 대한 감독의 의지가 컸다. 보통 일본보다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엔화 강세 탓에 체재비는 거의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항공료가 훨씬 비싸 일본에만 있을 경우 드는 전훈 총 비용인 8억원 안팎보다 2억원 정도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시할 수 없는 방사능 공포도 일본 대신 미국으로 눈을 돌린 직접적인 이유다. 지난해 대지진 이전 몇몇 구단은 화산재 피해로 훈련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일찌감치 '일본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3월까지 애리조나에만 머무는 NC를 제외한 8개 팀은 일본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했다. 각 팀은 2월 중 일제히 일본으로 이동해 2차 전훈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2차 전훈의 경우 아무래도 일본프로야구 1.5~2군 팀들과 경기일정을 잡기가 수월한 일본이 편하다. 대신 대다수 팀들은 일본 본토가 아닌 오키나와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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