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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규제완화의 원칙


세월호 참사 이후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논쟁이 지방선거에 맞물려 정치 이념 대결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병폐에 대한 원죄는 사실상 특정 정권이 아닌 1990~2000년대 초반 절정에 달했던 신자유주의적 경제사상 패러다임에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문민정부 들어 1993년에 행정쇄신위원회를 설치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뒤이은 1998년 국민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 2004년 참여정부의 규제개혁기획단,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기업친화적 정책, 올해 박근혜 정부의 공정거래와 민생경제를 위한 규제개혁 등 진보·보수 정권을 가리지 않고 경제 활성화라는 기치 아래 규제개혁을 추진해왔다. 지금 와서 어느 정권의 그런 정책을 탓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국민 안전 고려 네거티브 방식 바람직

크고 중대한 사건들에는 전조가 앞선다. 미리 그것을 알아채고 예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고가 터진 것이다. 반면 충분한 예방 조치로 다른 커다란 사건이 발생되지 않은 것도 많았을 것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의 원인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공통적인 원인은 바로 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나 여파를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실적 내기 식으로 규제 리스트를 뽑아 대충 심의하면서 규제들을 푼 탓이다. 결국 거대한 경제적 대가뿐만 아니라 귀중한 희생까지 뒤따랐던 만큼 이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필요하다.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규제는 풀고 어떤 규제는 새로이 만들거나 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현실적인 과제인 것이다. 필자가 보는 그 원칙은 바로 '기업들의 활동은 자유롭게 하되, 그들의 탐욕은 규제한다'는 것이다.

가령 공정거래, 민생경제, 국방 및 환경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의 이익과 안녕과 관련된 규제는 필요하지만 그 외의 것은 과감하게 제거하거나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네거티브 방식 규제개혁 모델이다.



이와 반대로 규제 완화 혹은 철폐가 필요한 것도 있다. 올 3월 우여곡절 끝에 허가가 난 영종도 외국인 카지노 사업의 경우 당초 국내 투자자는 배제돼 진행됐다. 과거 자본이 부족해 외국인 자본이 필요할 때 방식을 아직도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 카지노 같은 폐쇄적인 사업은 누가 하든 특혜를 받는 것인데 이를 빌미로 외국인에게만 허용하는 것은 또 다른 론스타 사건 발생의 빌미를 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후효과 따져 과감한 개선 필요

마찬가지로 국내 대기업들이 과점한 국내 면세점 사업도 근래 중견기업들까지 허용 대상을 넓혔지만 이 또한 사업성이 거의 없는 지방도시 위주로 허용한 점에서 의미 없는 완화정책이다. 특히 면세점도 특혜성이 큰데 민간기업에만 허용하고 지방 관광공사 등과 같은 지방공기업은 여전히 대상에서 배제하는 정책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또한 관광숙박시설도 고급호텔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호텔들만 관광숙박시설업으로 규정해 공적 기금이나 여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 외의 숙박시설들은 소외시키는 숙박정책도 개선해야 한다. 이제는 규제의 사후 효과까지 따져봐야 할 때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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