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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러시아에 핵무기 3분의 1 감축 제안

베를린 연설서 시대적 과제로 ‘정의로운 평화’ 강조

독일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오후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에서 가진 연설에서 러시아에 양국이 보유한 전략핵무기를 최대 3분의 1을 더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의로운 평화’(Peace with Justice)의 의미는 그 꿈의 실현이 얼마나 멀지라도 핵무기 없는 안전한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는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가동되고 있고 미국과 러시아가 1950년 이래 핵무기 배치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핵무기 추가 감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괄적인 검토 후에 우리의 전략핵무기를 최대 3분의 1을 감축하면서도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냉전시대의 핵군비 상황을 넘어서기 위한 감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1년 2월 발효된 새 START에 따라 2018년까지 장거리 배치용 핵탄두 수를 각각 1,550개 이내로 줄이기로 한 상태다. 새 START는 핵탄두를 탑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800기까지 보유하도록 상한선을 정했다.

오바마는 또한 이날 2016년 핵안보정상회의를 미국에서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연설은 1963년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는 명연설을 남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독일 방문 50주년과 시기가 맞물렸다.



오바마는 “우리가 눈을 들어 케네디 대통령이 주문하는 것을 주시한다면, 우리의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평화’를 반복적으로 언급, 이를 위해서 무관용, 빈곤, 중동분쟁, 경제적 불평등과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환경 문제를 “우리 시대의 지구적인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는 “오늘의 위협은 반세기 전처럼 거세지는 않지만, 자유와 안보,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리 시대의 시험이 반세기 전 베를린을 정의한 ‘분투 정신’(fighting spirit)을 똑같이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ㆍ감시 활동인 ‘프리즘’에 대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며 공익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음을 항변했다.

전날 저녁 독일에 도착한 오바마는 브란덴부르크문 연설 후 독일의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의 페어 슈타인브뤽 총리 후보와 만났으며, 메르켈 총리가 샤를로텐부르크궁에 마련한 만찬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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