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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4월 2일] 한국판 네슬레·월마트 가능하다

세계적인 다국적 식품기업 네슬레는 '사업을 하고 있는 해당 국가의 비즈니스 및 문화ㆍ종교ㆍ관습을 따른다'는 사업원칙을 갖고 있다. 네슬레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진출, 지난해 기준 매출이 약 1,080억스위스프랑(약 114조원)에 이르며 전세계 식품기업들의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월마트 역시 'Everyday low price(항시 최저가)'를 표방하며 15개국에서 약 4,000억달러의 매출(2010년 회계기준 예상)로 세계 유통시장의 최고기업이라는 위상을 확보했다. 네슬레ㆍ월마트는 식품ㆍ유통 부문의 세계적 상징으로 통한다. 좁은 내수시장에선 성장 한계 국내 유통ㆍ식품 분야의 많은 기업들이 최근 주총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고 경영쇄신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또 상당수는 신규 사업내용을 정관에 추가, 영역 확대를 추진하려는 모습이다. 주로 내수시장에만 초점을 맞춰온 업종 특성상 대부분의 기업들이 현재 성장 정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ㆍ대형마트와 식품 쪽의 시장 성장세 둔화는 근래 다른 업종보다 두드러져 과열 경쟁양상을 빚으며 업체 간 법적 다툼 또는 기업형슈퍼마켓(SSM) 갈등과 같은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하다. 이는 각 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도전'에서 빚어지는 현상이지만 이런 방식으로 기업규모를 키우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제한된 구매력과 내수시장에서 벌이는 지나친 경쟁은 소모적인 이전투구 양상을 낳을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능동적으로 극복하고 기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제 과감히 세계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 미흡한 조직 및 인력 구조 등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제한된 내수시장에서의 소모적ㆍ비생산적 경쟁에서 벗어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기업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수출 등 해외사업 비중을 점점 키워나가는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대형마트ㆍ백화점 쪽은 중국ㆍ러시아ㆍ동남아 등지를 중심으로 진출, 현재 11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27곳을 새로 열 계획이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진출 지역이 대부분 중국에 집중됐고 아직 만족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분발이 조금 더 요구된다. 식품 분야 역시 중국ㆍ러시아ㆍ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몇몇 기업들만 선전할 뿐이다. 그나마 최근 전체 매출에서 해외 쪽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기업이 나오고 있고 '식품의 삼성전자'를 지향하겠다는 몇몇 회사가 나올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여 주목된다. 자신감 갖고 해외시장 두드려야 이런 가운데 정부도 오는 2020년까지 260조원을 투자하고 식품 분야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려는 전략을 마련, 실행에 나서기로 해 식품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맞춰 많은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뛰어든다면 글로벌 식품 기업의 탄생 가능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글로벌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기업들의 규모와 역량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식품ㆍ유통 분야에서의 해외시장 개척 노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현지 문화에 걸맞은 적절한 마케팅과 기업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투자,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여기에 한국 기업 특유의 강한 끈기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나간다면 한국판 네슬레ㆍ월마트는 조만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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