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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공대에서 33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승희의 진짜 범행동기는 무엇일까.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버지니아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째인 17일(현지시간)까지 조씨의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에다 주변 사람들과 접촉이 적었고 단서조차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범행 동기를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조씨가 학교 기숙사에 남겨 놓았던 메모. 수상 당국은 이 메모의 내용을 근거로 이번 총기 난사사건을 ‘치정에 의한 참사’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당시의 혼란스러운 심경을 담은 메모를 발견, 조씨의 첫 희생자인 여학생 에밀리 제인 힐스처(18)가 주요한 범행 동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ABC방송은 조씨가 먼저 기숙사에서 에밀리 등 2명을 살해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와 권총에 총탄을 장착한 뒤 “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질렀다(You caused me to do this)”는 쪽지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조씨가 연인 관계였던 에밀리와 다툰 후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 조씨는 범행 당일인 16일 오전7시15분 학교 기숙사 건물인 웨스트앰블러존스턴 홀 4층 기숙사에서 에밀리와 대학원생 리얀 클라크를 총으로 쏴 현장에서 사망하게 했다. 또 목격자들도 그가 한 여자와 기숙사에서 논쟁을 벌인 후 자기 방으로 돌아가 권총을 휴대하고 총격을 가했다고 증언하고 있어 그의 범행 동기가 ‘에밀리’였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특히 캐빈 코스터 FBI팀장과 킴벌리 크래니서 버지니아 경찰서장은 이날 최승현 주미대사관 워싱턴지역 영사를 만나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동기는 치정이나 이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치정에 의한 참사임을 보다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에밀리의 룸메이트이자 친구인 헤더 호의 말을 인용, 에밀리와 조승희는 무관한 사이라고 보도했다. 헤더 호는 “내가 아는 한 에밀리는 조승희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에밀리의 남자친구는 따로 있었고 사이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 트리뷴지는 그가 쓴 메모에 ‘부잣집 아이들(rich kids)’ ‘방탕(debauchery)’ ‘기만적인 허풍쟁이(deceitful charlatand)’라는 단어도 함께 써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이 단순한 치정이 아니라 조씨의 학교생활 또는 대인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 수사 당국은 이르면 18일(현지시간) 조씨의 범행 동기 및 공범 여부와 관련한 정확한 수사 결과를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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