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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작품 전격 교체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官 ‘천경자실’ 전시 12년 만에 전격 교체

작가기증작 93점 중 근래 못 보여준 30점 새 전시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이 천경자 화백에게 작품을 기증받아 운영 중인 ‘천경자실’의 상설 전시가 12년 만에 전격 교체된다.

그동안 천경자실은 ‘천경자의 혼’이라는 주제로 10년 이상 같은 전시가 열려 문제로 지적돼 왔다. 건강악화로 외부활동이 불가능한 천 화백의 대리인인 장녀 이 모씨가 작품교체나 전시장 구조 변경을 허락하지 않았었기 때문.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관람객들에게 작가 천경자 작품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고자 전시를 바꾸게 됐다”라며 “전시실 구조는 그대로인 상태로 전시기획을 새롭게 해 기증작 총 93점 중 최근 수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30점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새 전시는 ‘영원한 나르시스트, 천경자’라는 제목이 붙었다. 꿈과 환상에서 비롯된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작품에 투영하는 ‘거울’과 같은 천경자 화백의 작품 세계를 은유한 것. 전시는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드로잉 △자유로운 여자의 4개 소주제로 나뉜다. 비교적 초기작인 1951년작 ‘생태’부터 자화상인 1977년작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해외여행지에서 본 이국 여인의 모습을 그린 1989년작 ‘자마이카의 여인곡예사’ 등 전시작 대부분이 대표작급 수작들이다.

특히 ‘드로잉’ 섹션은 채색화가로 유명한 천경자의 색다른 모습을 조명하며, ‘자유로운 여자’ 섹션에서는 다수의 수필집을 출간한 문학예술인 천경자의 출판물와 책 내용을 발췌 소개해 작가의 삶과 예술관을 엿볼 수 있다.

천 화백은 1998년 자신의 작품 93점을 서울시에 기증했고, 서울시립미술관이 2002년 2월 현재 서소문 본관을 개관하면서 2층에 천경자 상설전시실을 마련해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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