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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박근혜 대통령 엘리베이터 타시라 권하자 교황은 "레이디 퍼스트인데…"
■ 화기애애했던 만남
서정명ㆍ박경훈기자 vicsjm@sed.co.kr
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박근혜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환영나온 화동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선물교환을 한 뒤 감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화목문(花木紋.꽃·나무 무늬) 자수 보자기 액자를 교황에게 선물했으며 교황은 바티칸의 전경이 그려진 액자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중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상연설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의 만남에서는 화기애애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교황과 면담하며 스페인어로 " (라 파스 에스 운 레갈로 케 메레세 라 페나(La paz es un regalo que merece la pena)"라고 말해 교황을 놀라게 했다. 이는 '평화는 수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이라는 뜻이다.
북한이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지만 우리 정부는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을 설득하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를 교황에게 전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청와대 영빈관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페인어 구절이 있다면서 "라 에스페란사 에스 로 울티모 케 세 피에르데(La esperanza es lo ultimo que se pierde)"라고 말했다.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라는 의미다.
연이어 박 대통령이 유창하게 스페인어를 구사하자 교황은 "희망은 선물(gift)"이라고 화답했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박 대통령이 교황께 먼저 타시라고 권하자 교황은 "아르헨티나에서는 '레이디퍼스트(여성 먼저)'가 원칙"이라며 사양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교황이 먼저 타기를 권했다. 결국 교황이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또 박 대통령이 장시간 여행에 따른 시차적응을 염려하자 교황은 "시차적응에 보통 3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시차에 적응하시면 바로 한국을 떠나셔야겠다"고 유머를 던졌다.
박 대통령과 교황은 특별한 의미를 담은 선물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이 교황에게 전달한 선물은 '화목문(花木紋, 꽃·나무 무늬)' 자수 보자기를 담은 액자다. 이 작품은 한 국내 작가가 한국의 대표적 토속직물인 백색명주에 30가지 실을 사용해 6개월 동안 제작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보자기는 물건을 싸서 보관ㆍ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용품"이라며 "모든 인류를 애정으로 감싼다는 교황의 큰 뜻과 통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마음에 드셨으면 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박 대통령에게 로마 전경이 담긴 동판화 액자를 전달했다. 지난 2000년 '대희년'을 기념해 300장이 제작된 작품이며 바티칸도서관에서 그 가운데 한 장을 교황에게 헌정했다. 가톨릭에서 희년은 7년에 한번씩 오는 안식년이 7번 지난 뒤 50년째 되는 해로 빚 탕감, 노예해방 등이 행해졌던 의미를 담고 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2000년을 대희년으로 선포했다. 이러한 의미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설명하자 박 대통령은 "생각보다 매우 정교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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