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스웨덴ㆍ프랑스처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높을수록 출산율이 올라간다. 여성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아이를 낳고 기르며 가정생활을 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랄프 제이콥(사진) 유럽연합(EU) 사회인구분석과장은 "수년간의 연구를 토대로 EU 소속 국가의 출산율이 여성의 경제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스웨덴ㆍ덴마크ㆍ프랑스 등의 출산율이 2.0명에 육박하는 반면 이탈리아ㆍ스페인ㆍ헝가리 등은 1.3명 정도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는 데서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EU 국가들이 크게 현금지원이나 세금감면, 양육지원,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출산장려를 위한 접근을 하고 있는데 그 중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부분에서 제이콥 과장은 "저출산으로 고민하는 국가에는 가족정책에서 얼마나 성 평등을 유지하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탄력 근무제도, 출산 이후 해고 방지, 출산ㆍ육아휴가 보장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 여성 고용률이 높은 국가에서 출산율이 높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며 "각국에서 여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직장과 가정의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것들은 국가가 나서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여성 노동자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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