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개봉한 장형윤 감독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총 제작기간만 5년에 걸쳐 빚어낸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마법 때문에 여성성을 가지게 된 인공위성과 실연 탓에 마음을 잃어버린 남자의 가슴 아픈 사연과 그 극복기를 그렸다. 인공위성이 주인공이고, 그 인공위성이 아톰처럼 로봇소녀로 변신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화장지 마법사, 흑돼지인 북쪽마녀, 간을 사냥하는 오 사장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며준다.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어려운 현실을 녹이고, 그 속에서 몽글몽글 피어 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포착한 감독의 따뜻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연출을 맡은 장형윤 감독은 '돼지의 왕' '사이비'의 연상호 감독과 함께 업계가 주목하는 스타 애니메이터다.
같은 날 개봉한 프랑스 애니메이션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은 디즈니의 '겨울왕국', 지브리의 '바람이 분다'와 함께 올해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다른 세계에 살아가는 생쥐와 곰이 공생의 지혜를 알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관객을 찾는다. 27일 개봉하는 '닐스의 모험'은 190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셀마 라게를뢰프의 명작소설을 원작으로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1982년에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동물들을 괴롭히기 좋아하는 말썽꾸러기 닐스는 요정 할아버지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다가 마법에 걸려 15㎝ 소인으로 변한다. 동물을 피해 도망 다니는 닐스는 거위에 매달려 하늘을 날게 되고, 꿈과 환상이 가득한 신비의 나라로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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