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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반발에 경제민주화안 대폭 손볼듯

경제·안보 위기 연일 강조<br>대선 공약도 파격 보다는 가능성 있는 것만 검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화두가 변화에서 안정으로 옮아가고 있다. 후보 선출 직후 민주화 인사 영입과 경제민주화에 힘을 싣던 그가 중반 시점에 변화와 안정을 두루 중시하더니 지금은 안정에 가장 무게를 싣고 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후보의 행보를 '호랑이처럼 살피고 소처럼 걷는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호시우보(虎視牛步)라고 표현했다. 이 단장은 "국제적인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속에서 국민의 삶을 잘 살펴서 닥쳐오는 위기를 이기는 정도를 가겠다"면서 "두 개의 시냇물이 합류해도 큰 강과 비교할 수 없다. 우리는 큰 강의 모습으로 남은 대선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박 후보는 이번주 내내 경제위기와 안보를 중요시하고 미국ㆍ중국의 지도체제 개편을 강조하며 국정 운영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측근들은 박 후보가 15년 이상 준비했으며 외교ㆍ안보에 강하다는 점을 야권 후보와의 비교우위로 내세웠다.

이는 야권 단일화 구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안보와 경제 지도자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던 기억도 작용한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안이한 판단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한반도 외교ㆍ안보ㆍ국방ㆍ통일정책을 발표했고 오후에는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성장잠재력 배양해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정책에서도 이 같은 안정 기조가 드러난다.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경제민주화 및 각종 대선 공약에 대해서도 파격보다는 가능성을 위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발표한 정치쇄신방안 역시 조직 내 반발이 예상되는 원내정당화 등의 공약이나 공권력 특권 폐지 공약은 제외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원장은 정치쇄신안에 대해 "저는 생각 가능한 개혁안을 올릴 수 있고 100% (수용)되지는 않았다. 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판단"이라고 했지만 한 인터뷰에서는 "'지킬 수 있는 것만 하겠다'는 생각이 체질화돼 있어 때를 못 맞추는 경우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대선이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서 바깥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박 후보가 비상대책위를 주재할 올 초에는 외부인사의 쓴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지금은 긍정적인 보고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당에서 올리는 여론조사 결과도 박 후보가 우세한 결과만 올린다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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