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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프랑코게돈'… 세계 금융시장 요동

스위스 최저환율제 포기선언에 유로화값 장중 11년 만에 최저

안전자산 달러·엔화값은 상승… 코스피 26P ↓ 1900선 무너져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지난 3년 동안 자국 통화인 프랑화의 강세를 막기 위해 실시해온 최저환율제를 포기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이른바 '프랑코게돈(스위스 프랑발 지각변동)'으로 글로벌 자산시장,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환율전쟁 등에 전방위 후폭풍이 예고됨에 따라 투자가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SNB는 이날 "스위스프랑 가치가 여전히 높지만 과대평가된 부분이 줄었다"며 최저환율제를 폐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SNB는 2011년 9월부터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기 위해 스위스프랑의 최저 환율을 유로당 1.20프랑에 고정시키는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추락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경우 환율방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도를 포기한 것이다.

SNB의 기습적인 발표에 글로벌 금융·상품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스위스프랑화 가치는 장중 한때 유로화 대비 41%나 폭등했다가 결국 19% 급등으로 마감했다. 유로화도 장중 달러화 대비 1.567까지 하락하며 2003년 11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SNB의 결정이 대혼란의 전조라는 불안감에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 가치, 미 국채와 금 가격은 상승했다.



SNB의 발표가 ECB의 추가 부양책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이날 영국(1.73%), 독일(2.20%), 프랑스(2.37%) 등 대부분의 유럽 증시가 급등했고 독일·이탈리아 등의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하지만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미국 등 글로벌 증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디플레이션 불안감에다 중앙은행 신뢰도 저하 우려까지 증폭되면서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미 경기지표 부진과 맞물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16일 아시아 증시에서도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1.36% 하락한 1,888.13으로 마감하며 1,900선이 붕괴됐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4% 급락하는 등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SNB의 유례없는 정책변화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기 힘들어졌다는 뜻"이라며 "스위스는 물론 주변 국가에도 위험이 전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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