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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거 희박한 미국경제의 '더블딥' 우려

미국경제의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후 재침체) 우려 등으로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일 뉴욕과 유럽증시가 2% 안팎 하락한 데 이어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급락장세를 보였다. 국내증시도 코스피지수가 이틀 사이 무려 5%나 하락하고 원화환율과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거의 패닉 현상을 보였다. 미국의 채무협상 타결 직후 회복세를 보인 금융시장이 이처럼 출렁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이탈리아ㆍ스페인 등 남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올 들어 둔화조짐을 보이면서 더블딥 우려가 커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당초 1.9%로 예상됐던 1ㆍ4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친 데 이어 2ㆍ4분기 성장도 1.3%에 불과했다.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경우 지난 6월 0.2% 줄었으며 7월 제조업지수는 50.9로 떨어져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반기에는 실물경제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게다가 경기침체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도 불안감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9%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심리에 이어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으나 뾰족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3차 양적완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결과 물가불안이 높아지고 있어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칫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과연 더블딥에 빠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경기지표들이 다소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요인으로 새롭게 불거진 것이 아닐 뿐더러 실제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국내증시 폭락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불안은 실체가 없는 막연한 공포심에 따른 과민반응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의 낙폭이 큰 것은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불안감에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경기지표들을 봐가며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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