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youtube)나 아이튠즈(iTunes) 등은 음악을 모든 이에게 전할 수 있는 민주적인 도구라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데뷔무대를 갖는 피아니스트 임현정(27)씨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문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래식계에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킨 유튜브와 아이튠즈에 대해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임씨는 클래식계에서 이례적인 방법으로 명성을 얻었다. 프랑스에서 콘서트 피아니스트로 연주활동을 이어가던 그는 자신이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한국의 가족을 위해 연주회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2009년 벨기에 겐트에서 있었던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의 연습곡 전곡 연주회에서 앙코르곡으로 연주한 '왕벌의 비행'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25만건 이상을 기록해 화제가 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임씨는 "유튜브나 아이튠즈로 음악을 접하는 것이 클래식이라고 해서 남다르지 않다"며 "물론 레코딩 음반과 라이브 콘서트의 음질은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모든 이들이 클래식을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민주적인 도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임씨는 금명여중 1학년 재학 당시 피아노에 대한 강한 열정으로 부모를 설득해 홀로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프랑스 콤피엔느 음악원에 입학한 그는 다섯 달 만에 음악원을 1등으로 졸업했고 루앙 국립음악원을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이후 파리 국립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한 임씨는 앙리 바르다를 사사하며 최연소·최우수 졸업자가 됐다.
이후 음반 레이블 EMI에 스카우트됐고 데뷔앨범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인 30곡을 담아 화제가 됐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은 32개로 알려졌지만 임씨는 베토벤의 의사와 상관 없이 출판된 소나타 19번ㆍ20번 등 2곡은 작곡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의 차원으로 녹음에서 제외시켰다. 이 음반은 아이튠즈 클래식 차트 1위는 물론 빌보드 차트 클래식 부문에서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인 연주자가 빌보드 클래식 차트는 물론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는 임씨가 처음이다.
임씨는 "'빌보드 1위'와 같은 수식어는 음악을 통해 생긴 덤이라 여긴다. 음악에 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이 음반 발매를 기념해 한국에서 쇼케이스를 연 임씨는 이후 중국과 일본ㆍ미국 등지를 여행하며 10여개의 콘서트에서 협연했다. 그는 이달 23일 오후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피아노 독주회를 갖는다. 26일 오후5시에는 경기 구리아트홀 개관 기념 공연도 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