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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시계 5000만 시대] 맞춤형 소형주택 공급 필요

골드미스·저소득·노년층 수요에 대응<br>일본식 콘셉트 맨션… 세대교류형 주택 등<br>인구구조 변화에 맞는 세분화된 전략 세워야

일본 도쿄 츠키지의 콘셉트맨션 CT아파트.

서울 마포구 방 3개짜리 전셋집에 사는 김모(63)씨는 아들이 분가해 나간 후 부인과 지금 사는 집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할 계획을 세웠다가 그만 두고 말았다. 주변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이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뿐이었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너무 비싸고 오피스텔은 대부분 원룸식이어서 노부부가 살기에 마땅치 않았다.

김씨는 "주변에 원룸만 늘어나니 방 2개 정도 되는 빌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노령층이 살 집은 없다=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주택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공급되는 소형주택은 대부분 젊은 층에 적합한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원룸 등이 주를 이루면서 장년이나 노년층의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 중 50대 이상은 지난 2005년 42.4%에서 2010년 46.2%로 3.8%포인트 늘었다. 반면 20대 이상 40대 이하 1인가구는 같은 기간 56.3%에서 52.7%로 3.6%포인트 줄었다. 젊은 층보다는 오히려 노령층의 1인가구가 더 많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의 주택공급 양상은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일색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5월 전국의 인허가를 받은 주택 4만6086가구 가운데 도시형 생활주택은 1만1774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87%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인구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소형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지난 1~2년 간의 전·월세난은 소형주택에 대한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콘셉트 맨션, 유럽의 '오픈 부품형 주택' 등 현실화=일본의 도쿄(東京) 호난초(方南町). 이곳에는 2007년 준공된 오토바이 소유자와 애완동물 소유자를 위한 '콘셉트 맨션'인 HN아파트가 있다.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2층 높이의 이 아파트는 1층에는 오토바이를 세워놓을 수 있는 주차공간을, 2층에는 평균 23㎡ 안팎의 주거시설 만들어놨다. 총 8가구의 소규모 아파트지만 월임대료가 10만~16만엔(145만~230만원)에 이를 만큼 인기가 높다.

소형주택의 천국인 일본에서 선보이는 '콘셉트 맨션'은 건설사가 수요자들의 욕구를 기획하고 구상해 선보이는 새로운 유형의 주택이다. 오토바이 소유자를 위한 주택은 물론 음악인을 위한 주택, 직장인을 위한 세컨드하우스 등 다양한 주택이 공급되고 있다.

유럽의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와 비슷한 세대 교류형 주택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실버타운' 등 노령층 전용 주택단지가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지만 일본은 고독에 따른 자살 등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에이지 믹스(Age Mix)'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 박영준 부장은 "노령층ㆍ골드미스ㆍ저소득층 등 다양한 형태의 소형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세분화된 맞춤형 소형주택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령층과 바쁜 직장인이 손쉽게 집을 관리할 수 있는 '오픈 부품' 주택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픈 부품형 주택은 화장실 세면대나 좌변기가 고장 나면 기술자를 불러 수리하지 않고 고장 난 기계부품을 갈 듯 규격화된 세면대나 좌변기를 사서 교체하는 식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이미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외관이나 내부 설계뿐만 아니라 주택을 구성하는 소프트웨어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삶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며 "국내 주택시장도 소형주택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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