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금리 인하는 실패했습니다. 재정투자가 같이 이뤄져야 합니다."
류루이(60·사진) 인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올해 (중국) 정부의 재정투자 방향과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부원장은 "올해 성장률 목표 7%는 낮은 편이지만 제12차 5개년계획(2011~15년)의 임무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정부가 성장에 쏟아붓던 힘을 줄이고 다른 부분의 일을 하기가 편해졌다"고 평가했다. 류 부원장은 중국 정부가 성장에서 뺀 힘을 구조조정, 환경 문제, 민생 문제, 취업 문제 개선에 쏟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류 부원장은 기우라고 반박했다. 류 부원장은 "유동성 부족이 디플레이션이라면 중국의 디플레이션은 경제학 교과서에나 나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류 부원장은 올해 전인대에서 강조된 개혁과제 중 지적재산권 부문에 주목했다. "국유기업, 부동산세, 호적제도 개혁 등은 이미 몇 년간 준비된 것이고 올해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일부 정책들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대해 류 부원장은 "아직 시작단계이고 조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중국의 확장정책이라는 주변국의 오해를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서북지역과 중앙아시아~동유럽~유라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육로(일대)와 동남 연해지대에서 동남아~인도양~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경제 무역통로(일로)를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류 부원장은 "이 중 해상보다는 육상을 먼저 개발해 서부지역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부원장은 재정수단이 뒤따르지 않는 금리 인하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하며 시장이 통화정책 변화를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경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위안화 약세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류 부원장은 예측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위안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올 상반기가 지나면 중국 경제가 안정되고 위안화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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