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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중국산 짝퉁 전자부품 미군 첨단 무기까지 침투

해군 헬기 부착 트랜지스터에 중국산 불량품 EMI필터 사용<br>보잉 등 메이저 무기업체 연루<br>재정긴축으로 국방예산 줄면서 정품보다는 값싼 모조품 선호<br>허술한 국방조달 시스템도 한몫

C-17글로브 마스터 Ⅲ 수송기

C-130J 수송기

SH-60 헬기


중국산 짝퉁 전자 부품이 미 해군 헬기 등 미국 첨단 무기 제작에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재정긴축에 따라 국방 예산이 쪼그라들면서 보잉, 레이시온 등 무기 공급업체 및 하청업체들이 정품보다는 값싼 모조품을 찾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콩 유력 주간지인 봉황주간은 최근호에서 미 상의원 군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불량 전자 부품이 미군 장비 공급사슬에 흘러 들어 미국 전투기 등의 생산에 광범위하게 운용되고 있으며 미국의 재정 부실, 허술한 국방조달 시스템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상원은 최근 군사 보고서를 통해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의 모조품이 미 군사 무기제작 과정에 유입되면서 "미국 국가 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며 중국 남부 선전의 트랜지스터 제조회사인 화지에 등 3개 업체를 지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불량 전자부품이 발견된 미군 무기로 해군 SH-60 헬기, 헬파이어 미사일사격통제시스템, C-17 글로브 마스터 III 수송기, C-130J 수송기디스플레이 시스템 등이 거론됐다. 총 100여만개 부품과 관련되고 이중 70%는 중국에서 조달됐고 약 20%는 영국, 캐나다의 중국 모조품생산업체의 재판매업자를 통하여 조달됐다.

중국산 짝퉁이 유입된 대표적 사례로 미 해군 SH-60 헬기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가 지목됐다. 미 국방부 하청업체인 텍사스마이크로넷회사는 SH-60 헬기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로 만든 8대의 EMI필터를 조립해 2010년 12월 국방부 1차 도급업체인 레이시온회사에 운송하였고 2011년 1월에서 8월까지 레이시온회사는 이중 3대의 EMI필터를 미국 해군에게 판매하였다.

이 트랜지스터들은 앞서 2008년 4월 캘리포니아의 한 '전자창고'라는 회사로부터 구입됐고 이 회사는 같은 달 '관건 전자'라고 하는 유럽회사로부터 이 제품을 구입했다. 관건전자의 제품은 심천의 한 전자업체인 '화지에(Huajie) 전자유한회사'로부터 구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도급업체인 보잉, 레이시온과 L-3통신회사 등 3개사가 짝퉁제품에 연루됐다. 이 회사들은 지난 2010년 미국 국방 조달금액상 각각 제3위, 제5위와 제7 위를 차지한 대표적인 미국 군수업체들이다.

이를 두고 미 군사업계에서는 보잉 등 미국 국방사무 대형 도급업체마저 모조부품의 유입을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의 국방조달 안전 시스템이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세계 전자부품 생산중심으로 점차 부상하면서 미국이 자신의 군사장비 부품 품질을 직접 통제하는 능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모조품의 범람은 무엇보다 미 재정부실 문제로 국방예산이 급속도로 축소되고 있고 이에 따라 조달능력이 약화하면서 값싼 제품을 찾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91년 냉전 종결 직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국방부 무기조달 기준을 완화하기 시작했고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이같은 경향이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전자소자 추천사용서'가 있을 경우, 굳이 특별히 군용 설계된 제품을 선택하지 않고 유사한 기능의 더 값 싼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향후 10년 내 예산을 4,500억달러 삭감할 계획이며 미국 정부가 내년말 당초 예정대로 추가 긴축에 들어갈 경우 추가로 5,000억달러를 줄여야 한다.

국방 무기산업이 위축되는 반면 민간 전자산업의 규모가 급팽창하고 첨단화하고 복잡해지면서 이들 민간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고 일일이 모든 부품 검사의 정품 및 안전성 여부를 테스트할 수 없다는 것도 짝퉁 범람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워싱톤 씽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석연구원 피터 싱어는 민영 전자산업의 끊임없는 규모 확장과 업계 발전이 복잡해지면서 국방 시스템의 전자소자 품질 검사에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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