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오전 8시(현지시간) 경, 네 대의 민간 항공기가 미국 상공에 날아올랐다. 보스턴에서 출발, 로스앤젤레스를 향하던 아메리칸 항공 AA11편. 같은 여정의 유나이티드 항공 UA175편. 워싱턴-로스엔젤레스 구간을 맡은 아메리칸 항공 AA77편. 뉴저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UA93편.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미국 서부를 향하던 이들 항공기들은 뜻밖에도 오전 8시26분30초를 기점으로 뉴욕 전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시속 790㎞의 속도로 비행하던 AA11편은 뉴욕으로 항로를 선회해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건물의 93층과 99층 사이를 갈랐다. 보스턴에서 출발했던 UA175편은 남쪽 건물 77층과 85층 사이로, AA77편은 약 35분 뒤 워싱턴 국방부 건물로 날아들었다. 전세계인들은 TV 생중계를 통해 세계무역센터와 부속 건물이 완전히 주저 앉는 광경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9.11 테러는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벌어진 항공기 납치·자살 테러이자 21세기 최초의 테러다. 이 테러로 민간인들,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전원, 워싱턴 국방부 청사 직원 등 90여 개국 3,500여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고 미국 안보의 심장부인 펜타곤이 공격을 받았다. 하루 아침에 세계 최강대국 미국 한복판에서 벌어진 테러에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사건을 ‘미국에 대한 명백한 테러’로 규정했다. 범인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국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추종하는 19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들로 지목됐다.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고 2011년 5월에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미국 현대사는 2001년 9월 11일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할 만큼 9.11 테러는 세계 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 약 20년 전, 이스라엘 공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시민들이 희생되는 장면을 봤다는 오사마 빈 라덴. 그는 2004년 10월 인터넷을 통해 이스라엘의 후원자인 미국을 공격하기로 결심했다며 범행 동기를 밝혔다.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졌든 9.11테러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무고한 시민들만 희생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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