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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슬픈 과거로부터의 탈출<br>가차없이 버려진 도덕·정의


민감한 인종차별문제를 진지한 시선으로 접근한 연극이 선보인다. 과거에 얽매여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하는 백인 여성 템플과 그녀의 딸을 살해하고 법정에 선 흑인 하녀 낸시의 이야기를 다룬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이 오는 23일부터 12월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특히 원로 연출가 김정옥(79) 씨의 연출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자 100번째 연출작인 데다 한국을 대표하는 중견 여배우 김성녀(61)라는 두 거장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리엄 포크너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알베르 카뮈가 무대 언어로 각색한 작품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 문호인 두 작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1956년 까뮈 연출로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공연됐다. 주인공인 백인 여성 템플은 지금의 남편 고완과 결혼하기 전에 악당에게 유괴당해 사창가에 감금 당했다. 그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흑인인 낸시를 두 아이의 유모로 고용한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남편에 대한 굴복을 전제로 하는 결혼 생활을 견디지 못해 옛 연인의 동생과 집을 나가려 한다. 그런 기미를 눈치 챈 낸시는 안정을 잃고 아기를 살해하고 만다. 살인자로 법정에 서게 된 낸시는 아무런 변명을 하지 않았으며 템플은 자신의 딸을 죽인 낸시를 변호하며 심상치 않은 태도를 보인다.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변호사 스티븐스는 템플을 설득해 과거를 고백하게 만든다. 작품은 인간의 죄의식과 그에 따른 책임을 심도 있게 다루면서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라면 도덕이나 정의를 가차없이 저버리는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김정옥 연출은 "작품이 다루고 있는 인간의 고통과 욕망에 대한 본질적 문제는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시대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작품으로 다듬어 무대에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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