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으로 동·호수를 지정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상가 분양에서 기존에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분양방식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요자들의 경쟁심리를 자극해 청약 경쟁률을 높이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이뤄진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역 테라타워' 상가의 3차 청약 결과가 오는 16일 장지동 가든파이브에서 공개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 3차 청약의 경우 입지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회사 보유분 10개 점포로 대상이 한정된데다 청약 신청금이 분양 면적에 관계없이 1,000만원의 소액이어서 투자문의가 빗발쳤다는 전언이다. 김용태 잠실동 88부동산 대표는 "청약금이 비교적 저렴하고 좋은 점포만 한정 판매한 덕분에 가수요가 극성을 부렸다"며 "한 중개업소에서 청약을 수십개씩 넣는 사례가 잇따랐다"고 말했다.
특히 문정 테라타워 상가의 경우 입지가 떨어지는 점포부터 분양한 점이 눈길을 끈다. 1차 분양에서는 서울지하철 8호선 문정역과 가장 먼 점포 위주로 청약을 받았고 2차 분양에서는 비교적 문정역과 가까운 점포의 청약을 접수했다. 이번 3차 분양 물량은 지하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코너 자리, 중앙광장이 있는 곳,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 등에 위치한다. 문정동 T공인 관계자는 "1·2차 분양 때는 청약까지만 받고 3차 청약 이후 한꺼번에 본계약을 진행하는 점이 특이하다"며 "3차 분양에서 경쟁률을 높여 기존 청약자들의 본계약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3월 말 평균 10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4일 만에 계약이 완료된 '위례 송파 와이즈 더샵' 상가의 경우 특정 시간에 청약금 입금계좌를 동시에 공개하고 청약금을 넣게 해 관심을 모았다. 선착순 마감이라는 점을 이용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청약경쟁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쟁률 높이기 전략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려 입지가 떨어지는 점포까지 무작정 계약에 나서는 경우가 속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주택과 달리 상가는 유동인구, 상권형성 기간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최종 투자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며 "공급을 단기간에 끝내려는 회사 측의 전략에 현혹돼 묻지마 식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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