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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루이스 넘어… '번개의 전설' 쓴 볼트

■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 男 100m

결선 9초79로 대회 2연패 달성… 라이벌 개틀린 0.01초차로 제쳐

통산 金 9개… 역대 최다기록 경신

이번에도 '볼트 타임'에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이 열광했다. '번개'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라이벌 저스틴 개틀린(33·미국)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볼트는 2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9에 결승선을 통과해 9초80을 기록한 개틀린을 0.01초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지난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남자 100m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100m 우승을 차지해 이번이 100m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까지 포함하면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1위. 이날 우승으로 볼트는 세계육상선수권 통산 금메달 9개(은메달 2개)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 대회 전까지는 칼 루이스, 마이클 존슨(이상 미국) 등과 함께 금메달 8개로 공동 1위였다.

반면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년 만에 남자 100m 우승을 노린 개틀린은 볼트에 밀린 뒤 눈물을 흘렸다.

볼트는 0.159초 만에 스타트해 9명 중 여섯 번째로 출발했지만 긴 다리를 이용한 특유의 레이스로 중반부터 치고 나왔다. 개틀린은 볼트보다 출발이 더 늦어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볼트는 레이스 막판 속도를 늦추는 여유로움은 없었지만 1위를 차지한 뒤 트레이드 마크인 '번개 세리머니'를 펼치며 팬들의 갈채에 답했다.



9초58의 세계기록을 보유한 볼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다. 발 부상 등으로 지난 한 해를 사실상 통째로 쉬었고 올해도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경기 관전 포인트가 볼트의 세계기록 단축이 아닌 타이틀 방어 여부였던 이유다.

볼트는 이제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에서 전설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남자 200m와 400m 계주에서 은메달 2개를 딴 볼트는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100m·200m·400m 계주를 석권했다. 2011년 대구에서 200m와 400m 계주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서 100m·200m·400m 계주를 독식했다. 볼트 시대 이전 육상의 대명사 칼 루이스를 넘어서기 위해 금메달 1개가 필요했던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첫 출전 종목인 100m에서 아홉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 남자 경보의 간판 김현섭(30·삼성전자)은 이날 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1시간21분40초의 기록으로 10위에 올라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3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위업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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