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배 결승에서 창하오를 3대0으로 꺾은 이세돌은 그로부터 한 달 후인 5월 26일 다시 창하오와 일전을 벌이게 된다. 한중정상기사의 기념기가 상하이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1인당 제한시간이 1시간이었던 이 기념기에서도 이세돌은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었다. 그의 연승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가 한국기원 주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금의 기세라면 50연승도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 기자들의 예측이었다. 그러나 그의 연승은 27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명인전 본선에서 백홍석7단에게 패해 버렸던 것이다. 2010년 6월 7일 곤지암리조트. 이세돌은 숙적 구리9단과 다시 마주앉았다. LG배 본선2회전. 4월 14일 도쿄에서 열렸던 후지쯔배 8강전에서 완패를 당했던 구리가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세돌의 백번. "이세돌의 연승 행진은 끝났지만 그는 여전히 공포의 마왕입니다. 국제전에서는 복직 이후 무패입니다. 구리가 절치부심을 하고 있었을 테니 오늘 대국이 정말 볼 만할 겁니다."(홍민표) 구리가 들고나온 것은 흑7의 좁은중국식. 이세돌은 망설임 없이 백8로 걸쳐갔다. 흑9는 최근의 유행형. 앞서 소개했던 창하오와의 5번기에도 계속 등장했던 바로 그 패턴이다. 백10 역시 창하오가 선보였던 바로 그 수. "뭐 좀 새로운 정석은 없는 거야? 이 패턴은 최근 관전기에서 여러 차례 다루었기 때문에 소개할 그림이 없구먼."(필자) "이 그림도 소개한 적이 있나요?"(홍민표) 홍민표가 만들어 보인 것은 참고도1이었다. "잘 됐네. 이건 아직 한 번도 소개한 적이 없어. 이건 이해득실이 어떻다는 얘기지?"(필자) "뭐 정석이니까 쌍방이 불만 없어요."(홍민표) 구리는 우상귀를 두다말고 흑17로 달려갔다. "백이 협공은 안 할 겁니다."(홍민표) 참고도2의 백1로 협공하면 흑은 좌상귀를 선수로 차지한 후에 대세점인 흑16에 선착하여 대만족이라는 것이 홍민표의 해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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