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한 방문을 내년 봄으로 연기했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 여사께서 가기를 희망했지만 의사들이 날씨가 따뜻한 내년 봄에 가시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해서 여사께서 고심하시다가 마음을 결정했다”며 “1일 오전에 북측에 이런 뜻을 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등 이 여사측 관계자들은 지난 21일 개성공단에서 원동연 부위원장 등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이 여사의 육로 평양 방문에 합의했지만, 이 여사의 건강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방북 시기는 정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 여사께서 지금은 건강이 괜찮으시지만, 지난 10월 폐렴으로 두 차례 입원한 적도 있다”며 “연세가 있으신데 이 추운 계절에 평양에 가면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며 의사들이 염려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17일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주기 때문에 정부와 방북 시기 문제와 관련해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면서 “북측에서도 그런 언급이 전혀 없었고, 정부도 여사께서 다녀오시는 것에 대해 모든 행정 절차를 각별히 잘 도와드리겠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내 방북 보류 결정 이유가 자칫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김정일 3주기 전후 시기를 피하는 한편 최근 다시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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