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월 중순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전통적으로 사드 같은 특정 방어체계 문제는 정상급에서 협의 또는 결정하기 전에 실무적 계통을 통해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한국 내의 민감한 기류 등을 고려해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양국 간 논의를 이끌어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러셀 차관보는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한과 관련해서도 사드 논의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케리 장관이 주한미군과 미국 외교관들을 만나 '사드가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많은 이슈 중 하나이고 내부적으로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마치 양자 간 논의가 진행되는 것처럼 잘못 해석돼 보도됐다"며 "케리 장관은 단순히 우리가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도 "현재 양국 간에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의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사드 한반도 배치는 지금까지 견지해온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스리 노(3No)' 범주에 있어 현 상황에서 논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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